글 연성

CLAIM

TYGM 2024. 5. 13. 00:33

그에게 목걸이를 선물해주었다.
솔직히 좀 떨렸다, 아무리 우리가 서로가 편해도
우린 애인이고 짝을 맺자는건 유사 청혼이었으니까.

아직 20대고 거절당할 경우를 생각해보긴 했지만.
그의 claim을 바랬다.

“ 뭐? 꺼져, 이런거.. 내가 하고 싶을리가 없잖아..! ”

실제로 듣는것은 생각보다 더 가슴아팠다.
아직 젊으니까 그렇지, 아직은 부담스러운가보지.
라며 생각해보았지만 아무래도 claim은 돔에게
중요한 일이라. 안 좋은 생각들은 쉽게 떨쳐낼 수 없었다.

“ (…) 그러냐, 사람 민망하게 뭘 그렇게까지. ”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어색해지긴 싫으니까.
내가 웃어보이자 넌 아무렇지도 않은듯 나를 지나쳐갔다.
속이 타들어간다는게 이런 기분이구나.

‘ 나랑은 잠깐 만나는 사이인거야? ’

묻고싶었다. 목끝까지 차오르는 말을 애써 누르고
나는 그렇게 주인 잃은 목걸이를 쥔채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오자마자 목걸이는 버렸다.
있어봤자 쓸모도 없고 눈에 띄면 안 좋은 생각만
자꾸 들테니까. 그와 가장 잘 어울릴거 같은 디자인으로
골랐었다. 그래서 네가 기뻐할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나보다.

그걸 고르기까지 한참을 고민했었다.
거추장스러운건 싫을테니까 얇은게 좋겠지.
하얀색은 때가 잘 탈테니까 경진이가 싫어할거야,
딱히 어울리지도 않을거고.
내 이니셜도 있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별로 안
좋아할 것같아, 그러니까 그건 그만두자.

.
.

정성을 다해서 고민한 결과가 고작 이거라는게.

정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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