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나, 친구 없어서 또 혼자있네- ”
옥상문을 여니 그녀의 뒷모습이 보였다.
바람에 흩날리는 긴머리카락과 긴치마, 그리고
나를 향해 돌아보는 사나운 눈매는, 언제나 나의 가슴을
뛰게 하였다.
” 뭐-?! 나,나 친구 많다니까! “
“ 나한테 거짓말은 안 통해- 타나. ”
자존심을 내세우며 필사적으로 거짓말을 해대는게
귀여웠다. 내 팔을 팍팍 쳐내고 욕을 하면서도 끝까지
꺼지란 말은 하지 않더라. 타나는 외로움을 많이 탄다.
동급도, 따까리도, 윗대가리마저 없어서. 있는건 쿠미네뿐.
양키가 모범생이랑 붙어다니는 꼴은 볼때마다 웃기다.
외로우면 외롭다고 말하면 되는걸, 타나도 정말 솔직하지
못하다니까.
“ 그냥 외롭게 뭐하나 보러왔더니, 그렇게 싫으면 간다-. ”
“ 야 잠깐만! 바로 갈 필요는 없잖아! “
이렇게 외치곤 본인도 민망했는지 타나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나는 웃으며 타나 앞에 다가가 그녀의 검고 맑은
눈동자를 바라보았고 이에 타나는 눈을 피하였다.
“ 그럼 도시락이라도 같이 까먹을까- ”
“ (!) 그,그러던가! ”
타나와 옥상벽에 기대 앉곤 서로 눈을 맞추었다.
이번엔 눈을 꿈뻑댈뿐 피하진 않았다.
‘ 아, 귀엽다. ’
나는 타나의 어깨에 머리를 툭 기대었다.
시간이 이대로 멈추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