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연성

First Kiss

TYGM 2024. 6. 29. 00:32

평소와는 다르게 패싸움을 하고 크게 다쳐온 날이었다.
이곳저곳 난 상처에 피하기 급급한 모두들 사이에 토오루.
한 학년 위인 토오루 선배만이 나를 걱정해 주었다.

‘ 아, 나랑 있으면 선배도 위험해지는데.. ‘

당연한 일이었다. 난 이 동네 대부분의 양아치들의 타겟이고
그런 나와 친하게 지내는 토오루 선배가 위험해질 가능성은
상당히 높았다.

“ 오늘은 왜 이렇게 다쳤어? 빨리 양호실 가자. ”

그런데.. 나를 위한 한마디, 한마디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나의 가슴을 뛰게 하였다. 외모도 공부도 뛰어나고 성격도
좋은 주제에 왜 하필 나랑 어울려서, 이것대로 너무 곤란했다.
양호실에 가지 않겠다며 고개를 젓는 날 보며 손을 잡아끌어주는 그런 선배였다. 토오루 선배는 다정하고 상냥하다.
첫 만남 때부터 그랬다, 남을 먼저 걱정해 주고 웃어주고.
누구나 좋아하는 선배를 나 때문에 다치게 할 순 없었다.

탁—

“ 코우 군…? ”

손을 있는 힘껏 쳐냈다. 멋대로 손을 잡아끌지 말라며
너무나도 좋아하는 그의 손을 뿌리치며 소리 질렀다.
그럼에도 그는, 나를 향해 웃어 보였다. 내 이름을 나긋히
부르면서.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선배는 다시 내
손을 잡았다, 그 손은 내 손을 꽉 쥐고 있었다.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마주 잡은 손은 너무나도 뜨거웠다.



“ 어라? 곤란하네… “

양호실엔 아무도 없었다, ‘양호선생님 출장’이라고
쓰여있었으니까. 그래도 선배는 개의치 않고 들어갔다. 상처는 꼭 치료해야 된다면서. 나는 입을 꾹 닫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선배는 내가 직접 치료한다는 말을 가볍게 무시하곤 약을 발라주며 얕은 미소를 지었다.

“ 예쁜 이마가 다쳐서 어떡해 코우 군- ”

얼굴을 찌푸렸다, 있는 힘껏. 이 사람은 뭐라는 거야 도대체.
선배는 나에게 밴드를 붙여주며 물었다.

“ 아까부터 뭐야, 그 표정은-.. “

나는 그 말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입을 꾹 다물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 그런 말은… 선배 여자친구한테나.. 하시라ㄱ… “

” 코우니까. “

순식간이었다. 그는 내 말을 듣고 피식 웃어 보이곤 나에게
가볍게 입맞춤하였다. 첫 키스였다, 당황하여 우왕좌앙하자
선배가 나를 진정시키곤 바르게 앉혔다. 그리고 코우니까
그런 말을 한 거라면서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 … 선배는… 제가 좋아요? ”

“ 응, 좋아해. ”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즉답이었다. 너무 혼란스러웠다, 내 어디가 좋은 걸까, 언제부터 좋아한 걸까, 묻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나의 짝사랑 상대도 나를 좋아하였단 사실에 심장이
쿵쾅거렸다.

“ 저.. 저도 좋아해요, 토오루.. 선배.. ”

내가 살짝 웃어 보이자 선배는 나를 빤히 응시하며 물었다.

“ 그럼,… 키스해도.. 돼..? ”

내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입맞춤으론 만족하지 못한
듯한 선배의 얼굴이 너무나도 자극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감았다. 서로의 입술이
맞닿으며 타액이 섞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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