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때와 같이 에녹 선생님, 아니 에녹과 함께 술을 마시던
날이었다. 술이 들어갈수록 나는 점점 취해갔고 에녹도 그걸 눈치챘는지 나를 말렸지만 그의 새끼손가락을 물었다.
“ …너 미워… ”
그는 아니나 다를까 나에게 재갈을 채웠다. 나는 빼내려
애썼지만 마법을 걸어둔 탓에 쉽게 빼지 못하였다. 나는 이내 포기하고 그에게 취중진담을 하는건 어떠냐고 물어보았다.
의외로 그는 흔쾌히 알겠다고 말했다. 나는 작은 질문부터
시작하여 그를 떠보기 시작했다. 근데.. 이걸 말이 잘못 나왔다고 해야할까.
“ 나랑 자요. ”
이 말이 튀어나온 순간부터 그와 나는 동시에 머리 위에 물음표가 띄워졌다. 내가 내뱉은게 맞나 싶은 생각에 뇌정지가 왔고 그건 반대편 그이도 마찬가지였다. 망했다하며 눈을 질끈 감고 있을때 그가 갑자기 내 멱살을 잡고 귀에 속삭였다.
“ 나랑 자고 싶어? 내일 술깨고 와요, 방금 말..
기억하면 해줄테니까. ”
—
“ 나만 진심이었슴다.. ”
그는 의문만 남긴채 강의를 하러 교실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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