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4 2

BLANK

다른 영혼들이 전생을 기억하고, 전생의 연인을 만날 기회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나만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깨어났을 때 든 생각은 여기가 어디이고 내가 누구인지였다. 기억이 나는 것은 이름뿐,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나의 기다림은 전생의 기억도 전생의 연인도 뭣도 아니다. 그저… 귀흥단의 꽃이 피었으면… 기억이 되살아날 때는 머리가 살짝씩 지끈거린다고들 한다. 나는 머리에 뭐가 들었는지, 무엇도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것도 생각이 안 들어서 그런지, 악귀를 처리하는 게 재밌어졌다. 내 유일한 유흥거리라고 해야 할까, 염라대왕님이 들으면 기겁하실 말이지. 이제 와서 머리가 제대로 작동하길 바라진 않는다. 그저 무언가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되면 좋을 ..

글 연성 2024.07.24

My Beloved

첫 번째 생은 장군. 과혼으로써의 삶이었지. 주변에서 말하더군. 소월이라는 아이가, 나를 마음에 품고 있는 게 분명하다며. 천한 것이 장군님을 넘본다며 내 옆에서 수군대는 꼴에 분노가 치밀어 그 자식의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 것은 순식간이었지. 나 과혼은. 이 시대 최고의 장군이, 그들이 말하는 천한 것을 마음에 품고 있었으니까. … 그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한참을 정신줄을 놓고 생활하였다, 가장 아름다운 사람. 내 소중한, 내 기쁨. 나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었다. . . . 두 번째 생은 신선, 선사의 삶이었지. 분명 우리 소월이는 많이 달라졌지만 달라지지 않은 부분도 많았어. 아직도 장난스럽고 개구장이같구나, 소월아. 아니, 해소야. 지금도 그때도 너는 여전히 아름다워. 소월아. 너..

글 연성 2024.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