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수업 시간이었다. 저번 교시에 잠들어버린 너는
엎드려 일어날 생각이 없어보였다. 깨워야하는것을 알지만
난 그런 너를 빤히 쳐다볼뿐 깨우지 않았다. 그의 얼굴을
이렇게 오래 쳐다보는것은 처음이니까.
너는 남자답다, 라는 말이 어울리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무쌍에 날카로운 눈매와 살짝 삐죽거리는 흑발을 가지고
어깨도 넓고 키도 상당히 큰 너였기에 모두가 납득할만했다.
“ 푸흐, 침 흘리고 자면 어떡해 ”
알고보면 여린 너인데.
순간 열린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와 머리가 살랑였다.
내가 손을 뻗어 너의 머리카락을 살짝 만지자 너가
타이밍 좋게 깨어났다. 급하게 손을 뒤로 숨겼다. 벙쪄있는
그의 표정을 바라보다가 손을 다시 꺼냈다. 그는 내 손을 빤히 쳐다보았다.
나는 아차 싶어하며 노트를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