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연성

FRIENDS [ ISSA ]

TYGM 2024. 1. 14. 15:50

나소르가 세상을 떠난 후 나는 조금 변했다.
신택자가 되고, 사랑도 해보며 실연 또한 겪었다.
하지만 그것 또한 나에게 좋은 경험이였겠지, 그렇게
생각해야 마음이 편했다.

그 뒤로 쓸데없는 일에 신경은 절대 쓰지 않고 항상 깍듯하게, 아무도 내 본모습 따위 보지 못하게. 그렇게 살기로 하였다. 고작 1년이지만 이런 인생에도 슬슬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마치 조용하고 잔잔한 호수처럼, 존재감을 줄이고
있는듯 없는듯한 존재로써 살아가는것 따위가 목표였다.
아직 나이가 어린 탓에 관심은 피해갈 수 없었지만.

여느때와 같은 날, 혼자 있던 나에게 그녀가 말을 걸어왔다.
바제트, 그녀의 이름이었다. 정확히는 신택받은 신의 이름이었지만… 그녀의 푸른빛 백발과 푸른 눈은 마치 맑은 하늘과도 같았다.

그녀는 웃음이 많았고 친절하였다, 장난도 많이 쳤다.
그러다 가끔씩 어른스러워져 조금 황당하였다.
…오랜만에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와 있을때도,
혼자 있을때도 매번 바짝 긴장해있었는데.

눈치를 채보니 어느 순간 웃고 있었다.
나는 눈을 꾹 감고 생각하였다,
내가… 감히 그녀를 친구라 칭할 수 있을까.

.
.
.

잔잔하였던 호수가 일렁이기 시작하였다.

'글 연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LUXURIOUS [ 子琛 ]  (0) 2024.01.15
IN THE COLD [ LIZZIE ]  (0) 2024.01.14
BLUE WAVES [ YOHEI ]  (0) 2024.01.14
DEAR. IVY  (0) 2023.12.23
BATILIBE [ STEAM PUNK ]  (1) 2023.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