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0 5

Promise

내가 어렸을 때에 꿈을 꾸었다. 엄마는 아침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고 나는 그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깨어 엄마는 웬일로 일찍 깼냐며 나를 토닥여주었다. 나는 그때 눈물이 송글송글 맺혀있었으니 말이다. “ 악몽을 꿨어요, 엄마 ” 그 말에 출근준비를 하던 아빠가 나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 바티, 바스티앙 필리프~.. 우리 바티 겁이 이렇게 많아선. “ 아빠는 곰곰이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침묵하다 내 두 손을 꼭 잡고 말하였다. ” 아빠랑 약속 하나 할까? “ 나는 무엇인지 아직 듣지도 않았지만 아빠가 나와 이상한 약속을 할 사람이 아니었기에 일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빠는 살짝 미소 짓곤 말을 이었다. “ 바티, 무서워도 슬퍼도 행복한 기억만 떠올리렴. 엄마와 아빠는, 네가 항상 웃길 바란단다. “ . ..

글 연성 2024.02.20

Home

추운 겨울, 내가 골목에서 방황하고 있을 때쯤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어떠한 남성이었는데, 이이시로가의 가주였던가. 처음엔 경계했다, 내가 이 사람을 따라가서 또 무슨 일을 당할 줄 알고. 그러나, 내게 갈 곳이 전혀 없었다. 때는 겨울이었고 나는 맨발이었다. 차가운 입김을 내뱉으며 고개를 푹 숙인 채 엉망진창인 내 발을 바라보며 따라갔다. 이이시로가에 도착하고 고개를 살짝 들어보니 대문 옆에 장발의 누군가가 서있었다, 키가 나랑 비슷한 것 같은데, 이이시로가에 자녀인가? 눈이 흐려 제대로 보이지 않아 처음엔 잘 몰랐다. 아무튼 그때는 처음으로 제대로 된 옷을 입고, 따뜻한 식사를 하였다. 입양은 아니었지만 나를 키워준다는 말에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힘들게 웃어보았다. 오랜만에 제대로 웃는 날이었..

글 연성 2024.02.20

Heartbeat

“ 야!! 이 멍청한 여자야!! 그 정돈 봐달라고!! “ 너는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무슨 행동을 하든 아랑곳하지 않았다. 학교에 선생님들조차 나를 어찌 대해야 할지 모르는데 말이야. “ 야마다 군, 얼굴은 또 왜 이랬어. ” 내가 잘못했다며 자꾸 뭐라 하고, 구박하고. 그런 여자인 주제에 신경 써주지 말라고 젠장… “ 필요 없거든 바보야! ” 너의 손을 쳐내고 교실 문을 세게 닫고 나올 때면 가슴 한켠이 시큰거렸다. 사실 이러려던 게 아닌데. 너와 단둘이, 조용한 곳에 있으면.. ’ 내 심장소리가 들렸을게 뻔해… ‘ 얼굴이 화끈거리고 머리를 부여잡다 벽에 기대었다. 아, 이젠 부정도 할 수없이 심장이 빨라진다. 나는… 후유카와 쿠미네를 좋아한다.

글 연성 2024.02.20

Stranger

쿨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피가 떨어졌다. 어찌나 많이 나왔는지 철퍽거렸지. 처음엔 무서웠다, 예전에 난 작았지만 지금과 같이 밝았다. 만만해 보였겠지 아마. 작을 때부터 맞다 보니 어느새 익숙해지고 몸이 클 때까지도 저항을 하지 못했다. 아니, 그저 귀찮았다. 여느 때와 같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누워있을 때, 모르는 악마가 말을 걸어왔다. 흑발에 적안…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무엇을 생각할 정신도 없었다. 나는 이제 어디 하나가 고장 난 것 같아서. “ 넌 누구야? 너도 내가 싫어서 왔어? ” 똑같이, 평소처럼 웃었다. 딱히 조롱하려던 것도 도발하려 든 것도 아니었다. 아, 이러면 다들 싫어했는데. 실수했다. … 그는 약간 당황하는 것 빼고는 내 물음에 조용히 답해주었다. 본인은 이름이 없는 악마..

글 연성 2024.02.20

The memory

탕— 총성이 울려 퍼지며 아헬이 쓰러졌다. 아헬이 쓰러져 당황하던 찰나 리베르 선배가 리볼버를 들고 피터, 그러니까 아헬의 아버지라는 사람을 쏘았다. 부자 모두, 둘 다 죽었다. 슬픔과 동시에 속이 메스꺼워졌다. 영원히 다시 기억하고 싶던 것이 선명히 떠올랐다. 그것은 죽은 사람은 둘, 꽤 많았던 사람들. 당황하던 나. “ 아, 아헬… ” 바보같이 움직일 수 없었다. 또다시 이렇게 되었다. 내 주변 사람들은 왜 전부 아프지? 왜 전부 다치고 죽는 거야?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그러다 소리를 들었다. 미세하게 들리는 작은 숨소리. 그건 아헬이었다. 죽지 않았다, 제대로 숨을 쉬고 있었으니까. 아헬에게 달려가려는 순간, 다가가길 머뭇거렸다. 바보처럼 살짝 뒷걸음질 치며 얼굴을 가렸다. 마치 7..

글 연성 2024.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