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에 녹색빛 눈, 너의 옆에 있던 그 남자.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너는 그 남자와 사랑에 빠진 거지 안 그래? 병실 안에서 눈물을 꾸역꾸역 참아갔었던 건 분명 나인데. 내가 저 녀석보다 어디가 모나서. 네가 분명 나를 다시 사랑하리라 믿었던 것은, 널 이렇게까지 사랑한 것은, 내가 바보이기 때문이다. 지독하게 사랑에 미친 바보새끼. 둘이 붙어있는 꼴을 보자니 진절머리가 난다. 너의 행복이 나로 인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머리가 터질 것만 같다. 오늘도 괜히 애꿎은 자동차 핸들에 머리를 박아대며 눈물을 흘린다. 이제 너는, 다시는 날 사랑하지 않을 것이기에.